공영방송, 앵커 교체만 한다고 혁신이 되나?

(부제: 발 묶인 꾀꼬리의 잔상)

 

"젊은 분위기로 이미지 쇄신", "새 바람 일으킬 것", ...
KBS <뉴스9> 민경욱에서 최영철(문화부 출입) 기자로, 2013년 10월21일
MBC <뉴스데스크> 권재홍에서 박상권으로, 2013년 12월18일

 

 

 

뉴스 앵커를 젊은 진행자로 바꾸고, 진행 방식을 역동적(다원, 대담 방식... 이런거 예전에는 안했나?), 현대적으로 바꾸면 방송이 혁신될까?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단순히 앵커의 얼굴만 젊은 모습으로 바꾸고, 화려한 그래픽과 생생한 화질로만 승부한다고 뭐가 될지 모르겠다. 옷을 갈아 입는 상황도, 방식도 너무 식상하다. 이것이 공영방송의 진정한 역할인가?

 

앵커 교체 과정이나 프로그램 편성시에도, 과정이 투명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얘기가 기자협회 홈페이지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MBC는 말할 것도 없고, KBS의 경우 <역사저널, 그날>의 결방, 멀쩡한 <TV쇼 진풍명품> 진행자 임의 교체와 더불어 반발하는 제작진 강제 인사 발령 등...

 

 

방송국도 기업이다. 기업은 구성원 소통이 중요

 

공영이든 국영이든, 방송국도 기업이다. 기업에서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 제대로 안된다는 것은 분명히 내부에 어떤 불신 요인이 있거나, 강압적인 체계의 문제 또는 외압에 굴해야 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문화를 가진 기업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오래 존속될지는 물어보나 마나 아닌가?

 

현재의 공영방송사들은 애초에 한국적 앵커시스템이라는 것에 얽매어 있어서, 조직 권한이나 편집 권한은 보도국장이 그대로 쥔 채, 앵커는 뉴스의 진행과 멘트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는 기능적인 제한이 있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앵커에게 대단한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가 많이 따른다.

 

 

상황이 이러한데, 앵커만 젊은 얼굴로 바꾼다고 해서, 미국 드라마 <뉴스룸>에서처럼 앵커가 철학과 주관을 가지고, 시청자 입장에서 속시원하게 할 말/질문을 다 해주는 것을 듣는, 그런 후련함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말이다.

 

 

끊임 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 <100년의 가게>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교훈

 

그렇다면, 앵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전권을 주든,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하고 뉴스의 생산과 편집 과정에서의 현실적 참여를 시키든, 어떤 형태라도 근원적인 보도 방식의 혁신을 이루어야만, 바르고 공정한 정보를 국민에게 배달하는 진정한 공영방송의 변화하려는 자세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방송국 사원에게 강조되는 가장 중요한 인재상 중에 아마도 창조와 도전 ... 이런 말들이 들어 있을 것이다. 인재상이란 경영이념에 바탕을 둔 조직원의 기본적인 소양과 덕목이라는 얘기인데, 손발 다 묶어 놓고, 창조적이고 도전적으로 일을 하라? 너무 이율배반적인 것이라는 느낌이다.

 

"뉴스의 문제는 앵커가 아니다" 라고 말하며 뉴스를 만드는 시스템 전반의 개혁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고, "앵커를 바꿀 것이 아니라 앵커를 바꾸는 사람들을 바꿔야 한다" 라고 주장하는 한 기자의 말이 떠오른다.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면 관심, 사랑이 없는 것

 

어떤 방송이든, 시늉만 하는 공정 보도, 겉치레만 치중하는 언론의 모습에서 시청자는 과연 무엇을 느낄까? 언제까지 권력 우호형의 무지개 색깔 앵무새로만 남으려는지. 몇 년 후,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과 집권당이 들어서면 또 새로운 앵커로 바꾸고 어떤 '혁신'의 모습으로 옷을 갈아 입게 될지 잘 지켜볼 일이다.

 

사랑이 식으면 무관심으로 변한다. 무관심은 가장 무서운 결별이 아닌가? 아무도 찾아 주지 않는 가게, 아무도 믿고 들어 주지 않는 <아나운서>가 되지 않도록. 방송국들이여, 진짜 변혁을 한 번 꾀함은 어떨지?

 

- Barracu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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