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2008년 제작, 2009년에 국내 상영된 적 있는 영화 체인질링(바뀐 애)[각주:1]를 다뤄볼까 합니다. 영화는 실화를 배경으로 캘리포니아주 와인빌 양계장 연쇄살인사건과 크리스틴 콜린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 되었고 실제 영화에 나오는 대다수 인물을 실명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당시 시대 배경인 1928년 미국(LA)의 적색공포로 인한 보수파 득세의 혼란한 시대 상황과 80여년 후인 2009~2014년의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 어떻게 오버랩 되는지 한 번 생각해 볼 만한 영화입니다. 상영 시간이 141분으로 다소 길지만, 충분한 몰입감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었습니다.


[주의] 본 포스팅에는 다량의 스포일러성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41분 간의 전체 스토리를 모두 다룰 수는 없지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상세한 내용 중 일부를 다룰 것이므로, 스포일러성 내용이 많습니다. 이 점이 염려 되시면 영화를 감상하신 후 다시 방문해주세요.


그런데 영화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체인질링은 '바꿔친 애', 즉 바뀐 애입니다. 유럽 동화에서는 요정이 예쁜 아이를 데려가면서 못생긴 아이를 놔두고 간다는 건데요. 2012년 대한민국의 짖궂은 요정은 누구고 못생긴 바뀐 애는 또 누구였을까요?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감독


영화의 연출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 <미스틱 리버>(2003),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아버지의 깃발>(2006) 등 선 굵은 영화를 다룬 노(老) 거장 감독입니다. 영화배우 시절의 터프함이나 스타일리쉬함보다, 감독이 되면서의 밀도 높은 영화적 혜안이 더 돋보이는 '지혜로운 노인'이라 불리울만 하지요.


기존의 헐리우드 영화들이 다루던 '영웅 만들기'에서 벗어나 사회, 역사의 숨겨진 면을 들추고, 보통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그의 작품을 앞으로도 자주 만나고 싶게 됩니다. 일단 그가 연출했다 라고 하면 한 번 더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입니다.


영화의 배경으로 쓰인 음악이 피아노와 기타, 트럼펫 위주의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슬픔 또는 아픔을 담은 곡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악 또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작곡, 감독을 했었다고 합니다. 총 16개의 OST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엔딩타이틀 곡을 감상해 볼 수 있습니다.



시대 배경 - 1928년 미국 로스앤젤리스


미국의 1920년대는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는 대자본가 승리의 시대이자 보수파의 득세로 인한 사회적 혼란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차대전(1914~1918)의 막대한 이득을 본 나라가 바로 미국이었지요. 경제적으로는 이득을 얻었지만 사회적으로는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으로 인한 적색 공포(Red Scare)[각주:2], 잦은 파업과 인종 폭동 등으로 굉장히 어수선했습니다. 한 문장으로 줄이자면 이 시기는 경제적 번영과 함께 사회적 광란 그리고 무법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 상황을 들여다 보면, 주로 이런 시기에는 보수층들이 집권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29대 하딩 대통령, 30대 쿨리지 대통령(1923~1929) 모두 공화당 소속이었지요. 자유방임적 보수주의가 미국 전역을 뒤덮고, 정부는 공기업을 민간에 매각하고 거대 자본가들을 밀어주기에 바빴습니다.


보수주의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면서 KKK단의 활동도 극심해지고, 카톨릭 신자, 흑인과 유태인 배척운동이 벌어지는 혼란의 시기를 겪게 됩니다.


1919년에 발효된 수정헌법의 금주법에 따른 밀주 제조가 성행하고, 밀주와 폭력 등의 범죄 조직과 경찰간의 총격전, 갱들과 공생하는 부패, 비리 경찰간의 커넥션. 더불어 보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공안 경찰의 권력과의 공생과 권력 유지의 수구 논리, 각종 향락 산업의 음성적 발달, 부패의 만연. 한 마디로 혼돈과 광란의 파노라마적 시대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영화의 배경이 된 1928으로부터 1년 후인 1929년 10월 24일, 미국은 '검은 목요일'을 맞이하고 뉴욕 증권시장 발 주가 대폭락 사태로 대공황시대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결국 이 때를 기점으로 미국은 시장만능주의와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주요 등장 인물들





크리스틴 콜린스

(안젤리나 졸리)


아들을 잃은 슬픔을 뒤로 하고 온갖 외압과 불의를 무릅쓰며 아들 되찾기를 포기하지 않는, 처음엔 연약했으나 모성으로 무장된 불굴의지의 싱글맘.

 


JJ 존스 국장

(제프리 도노반)


경찰청장의 하수인이자 권력을 등에 업은 폭력 경찰 간부중 하나. 콜린스 부인에게 경찰력을 이용한 외압과 폭력을 지휘한다.



구스타브 브리글렙 목사

(존 말코비치)


부패한 LA경찰의 비리를 폭로하고 약자 편에서 권력과 맞서 싸우는 인권운동가이자 교회의 목사.


 

레스터 이바라 형사

(마이클 켈리)


존스 국장의 지시를 받는 고참 형사. 살인 사건 수사에서 나온 단서로부터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사건을 다룬다.

 


월터 콜린스

(개틀린 그리피스)


크리스틴의 아들. 바뀌기 전 아이.

 


아더 허친스

(데본 콘티)


크리스틴의 아들로 바뀐 애. 실제로는 버려진 아이였으며 존스 반장이 월터 행세를 하도록 교육시켜 투입한 것.

 


제임스 데이비스 경찰청장

(컴 피오)


크라이어 시장과 연결되어 권력을 비호하고 시민을 상대로 무소불위의 권력과 폭력을 행사하는 비리의 원흉.

 


고든 노스콧

(제임스 버틀러 하너)


광기의 연쇄살인마. 여러 멕시코 소년들과 미국 아이들을 납치, 잔혹하게 살인 후 암매장. 실제로는 그의 어머니 사라 루이스도 공범으로 체포됨(영화보다 실제가 더 무서운 법).

 


샌포드 클라크

(에디 앨더슨)


고든의 사촌으로 살인에 가담하지만 진실을 위한 증언을 참작하여 교화시설 형을 받음.

 


조나단 스틸 박사

(데니스 오헤어)


존스 반장의 사주를 받아 코드12로 들어온 정신병 환자들에 대해 갖은 가혹행위를 시전하여 굴복시키고 거짓 서약등을 받아내는 정신 병원 원장.




사건의 시작과 결말까지



크리스틴 콜린스는 전화국의 교환수 팀장을 맡은 싱글맘이다. 1928년 3월 10일(토요일), 비번임에도 다른 이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아들과의 주말 영화 관람 약속을 미루도 출근하게 되면서 일은 시작된다. 이것이 사랑하는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


회사 일을 마치고 불안한 마음에 급히 집으로 돌아 왔지만 아들을 찾을 수가 없다. 경찰에 신고해 보지만 실종후 24시간 이내에는 출동조차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로부터 2주 후, 근교의 어느 교회에서는 브리글렙 목사의 설교가 이어진다.


"...저희 교회의 신자는 아니시지만, 매일 그래왔던 것처럼 오늘도 그녀를 위한 기도를 하겠습니다.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습니까? 리디오나 신문에서는 LA의 경찰이 아이와 엄마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난폭하고 부패하고 무능하기만 한 경찰의 말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매일 도시에 쌓여 가는 시체는 경찰청장 제임스 데이비스와 그의 '기관총 부대'의 만행을 말해줍니다. 매일 정직한 시민의 요구는 뒤로 하고 본인들의 사리사욕만을 채웁니다. 매일 도시는 협박과 부패로 두려움의 시궁창에 쳐박혀 썩어 갑니다. 한 때 '천사의 도시'라고 불리웠던 LA가 이제는 경찰이 야수로 변하여 자기 합리화를 위해 법 위에 서면서... "


당시 데이비스가 고용한 수십명의 '기관총 부대'는 기관총을 들고 다니며 경찰에 방해되는 누구든지 즉석에서 총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무소불위의 폭압적 권한을 부여 받았다. 어떤 재판 또는 취조 과정도 없이, 단순한 범죄 소탕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친, 공권력에 의한 살인을 자행한 것.


한 편, 아이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해 보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예상했던 일이지만 경찰로부터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시간만 자꾸 흘러간다.


실종 후 4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일리노이주 시골의 어느 식당에 부랑자가 한 아이를 버리고 도망간다. 경찰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월터 실종 사건을 서둘러 무마하기 위해, 이 아이를 크리스틴의 아들 월터로 둔갑시켜서 보내게 된다.


약 한 달후, 크리스틴에게 잃어버린 아들을 찾았다고 연락이 오고, 5개월 만에 아들을 찾았다는 생각에 크리스틴은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아들이 아닌데 존스 국장은 아드님이 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이 다 확인했다고 주장한다. 크리스틴은 정말 본인이 헷갈려하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아들을 찾았다는 느낌 때문인지 반신반의하며 일단 아이를 데려 가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키도 몇 개월 전에 비해 10cm 가량이나 줄었고, 월터는 포경 수술을 한 적이 없는데 이 아이는 포경수술을 한 아이다.


크리스틴이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경찰서에 가서 항의하자, 경찰은 전문가까지 동원해서 기자회견을 하며 월터가 크리스틴의 아이가 맞다고 주장한다. 결국 브리글렙 목사가 경고한 것 처럼, 존스 반장은 크리스틴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몰아가기 위해 정신병원에 수감해버린다.


정신병원에 감금된 상태의 크리스틴. 어떻게든 정상인으로 행동하여 빠져나가보려 하지만, 원장은 지금의 아이가 월터가 맞다는 서류에 사인을 하면 풀어준다며 그녀를 정신병자로 몰아붙이고 위협한다. 이 정신병원에는 경찰의 폭압과 비리의 희생양이 된 '코드 12'에 해당하는 많은 여자 환자들이 강제 수용돼 있다.


한 편, 레스터 이바라 형사는 와인빌의 농장에 불법 체류중인 소년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소년을 연행해 오게 된다. 이 소년은 노스콧의 사촌 동생이며, 농장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에 대해 양심선언을 하게 되고, 농장에 있던 아이들 중에 월터가 있었다는 사실을 실토하게 된다.


이바라 형사는 이 사실을 존스 국장에게 보고하지만 그는 사건 수사를 더 하거나 외부 발설하지 않고 경찰서로 복귀하라고 명령한다. 이라바 형사는 이렇게 얘기한다. "반장님, 살인에 대한 진술인데 일단 수사는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더구나 애들에 관한 일인데..."


이바라 형사는 이대로 놔두면 사건이 묻힐 것을 직감하고 소년을 데리고 직접 사건 현장을 수색하기로 결심한다.


브리글렙 목사는 크리스틴을 찾으러 정신병원으로 들이닥치고, 교활한 병원장 스틸 박사는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크리스틴을 빼돌려 병원 밖으로 내보내 버린다.


브리글렙 목사는 최고의 변호사인 S.S. 한을 소개하여 크리스틴을 도와 준다. 한은 먼저 정신병원에 억울하게 수용된 환자들을 풀어주도록 하고, 곧 이어 벌어질 청문회와 법적 소송에 증인과 증거를 수집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된다.


크라이어 시장과 데이비스 경찰청장은 자신들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자 존스 국장을 희생양으로 '꼬리자르기'를 모의한다. 예나 지금이나 그눔의 '꼬리자르기'란..."젠장!" 이다.


재판 과정에서 존스 국장은 크리스틴이 비정상적인 사람이며 정당한 구속이었다고 항변하지만, 관련된 증인들의 증언과 여러 증거들로 인하여 크리스틴에 대한 불법적인 연행과 인권 탄합의 정황들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 또한 노스콧에 의해 저질러진 참혹한 연쇄살인에 대한 진실도 백일하에 드러나게 된다.


결국 노스콧은 극안 무도한 범죄행위로 1930년 10월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되고 존스 국장은 영구 파면, 데이비스 경찰청장은 강등되어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인 1935년 2월, 크리스틴은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사건 당시 농장에서 도망친 한 소년이 찾아와서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게 되고 크리스틴은 월터가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의 끝은 크리스틴이 아들을 언젠가는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실제로는 마지막까지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전해지며, 실제 사건에서 노스콧의 어머니 사라 존스는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고 12년을 복역했었다고 전해진다.


영화를 보는 동안 마음을 무겁게 하는 문장 하나가 떠오릅니다. "부패한 권력은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온갖 폭력과 날조를 감행하며 정언 유착, 여론을 이용한 합리화라는 무기를 사용하고 인권을 유린하기에 골몰한다".


이런 보수 공안통치의 모습은 결코 1920년대 혼란기의 미국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본 폭력정치의 그림자는 대한민국의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 독재정권 시절을 거쳐오며 그대로 투영되고, 이명박과 그 뒤를 이은 2012년부터의 박근혜정권의 모습에도 그대로 오버랩되고 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체인질링 (2009)

Changeling 
9.2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안젤리나 졸리, 존 말코비치, 제프리 도노반, 마이클 켈리, 에이미 라이언
정보
드라마 | 미국 | 141 분 | 2009-01-22
글쓴이 평점  



- Barracuda -


  1. 체인질링은 유럽 동화에서 요정의 장난으로 바꿔친 아이(예쁜 아이를 데려가고 못생긴 아이를 놔둔다는 설정)를 일컬어 changeling 이라고 했습니다. 프랑스의 판타지 작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이 쓴 소설 <타라 덩컨(Tara Duncan)>에 '체인지라인' 이라고 써 있는데, 영어로는 changeling(체인질링)으로 쓰입니다. [본문으로]
  2. 1차 적색 공포(노동 혁명과 정치적 급진주의에 대한 공포). 2차 적색 공포는 스탈리니즘. 3차 적색 공포는 1949년 소련의 핵실험 성공과 중국 공산화, 한국 전쟁이다. 이 3번에 걸친 적색 공포에 의해 자유 진영에 메카시즘이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적색 공포는 일종의 보수 본능을 불러 일으킨다. 대한민국 현재를 대비하자면, 보수참칭 민족반역자들이 주로 써먹는 소위 '좌빨 논리'와 다름 아니다.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이미지

Barracuda

Bryan의 MemoLog. 쉽게 익혀 보는 IT 실습과 개념원리, 코딩 세계의 얕은 맛보기들, 평범한 삶 주변의 현상 그리고 進上, 眞想, 진상들

 

[스포일러 주의]


2013 최고 기대작, 영화 <변호인>. 2013년 12월 19일 개봉 예정인 영화입니다. 감독은 신예 양우석씨가 맡았고, 실제 개봉 전날인 12월 18일 저녁부터 상영하는 것으로 나와 있네요. 

 

영화는 1981년 부림사건을 얼떨결에 맡게된 노무현 변호사(극중 송우석 변호사, 송강호 분)에 대한 내용입니다. 감독인 양우석과 주연배우인 송강호의 이름을 그럴싸하게 합성한 작명입니다. ㅎ


가난이 두려워 오로지 돈만 알던 조세 변호사에서 이 사건을 통해 인권 변호사로 세상의 눈을 뜨고, 죄 없는 어린 학생들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썩은 법조계와 불법을 자행하는 공안 당국과 싸우는 과정을 그렸다고 합니다.

 

변호사 노무현은, 원칙이 무시되고 불합리, 부정 비리에 온 몸으로 항거하는 과정을 거치며, 당시 이 나라가 얼마나 국민을 무시하고 썩어 있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  인권 운동에 눈을 뜬 노무현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최소한 필자가 생각하기에, 헌정 사상 가장 인간적이고 열정적인, 일방적인 권위를 싫어하고 낮은 곳에 설 줄 아는, 배려심 깊고 열린 마음의 가슴 따뜻한 대통령, 나라의 미래를 진정 긴 안목으로 걱정하고 고뇌했던 바로 그분, 노무현님 말입니다.

 

 

극중에서는 송우석 변호사가, 옛날에 알던 국밥집 아줌마 순애(김영애 분)의 간절한 부탁으로 그 아들 진우(시완 분)이 휘말린 사건을 우연히 맡게 되면서 모든 일이 시작됩니다.

 

앞뒤의 대략적인 전개는 어느 정도 감이 오지만, 그 분의 고뇌와 열정, 그리고 서슬 퍼런 전두환 독재정원 시절의 흑역사와 그에 맞서는 주인공과 주변인들을 어떤 각도로 비춰주고, 또 얼마 만큼의 감동을 자아내 줄 것인가가 궁금해지네요.

 


 

근현대사에서의 초미의 관심사들을 다뤘던, 지난 2012년의 기대작 <26년>의 허탈하고 졸속적인 제작[각주:1]에 실망했고, 2013년 <천안함프로젝트> 도 메가박스의 상영중지로 극히 일부분의 극장에서 잠시 접할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었습니다. 이번만큼은, 이 작품을 보면서 그 동안 막혔던 가슴이 좀 뻥~ 하고 뚫리지 않으려나 하고 자못 기대가 큽니다.

 

(12월 9일, 시사회를 다녀온 분의 말을 빌면, 주인공 송강호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볼만하고, 나름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한 두세 번, 아니 몇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을 정도라고 합니다.)

 

 

유튜브, 예고편과 제작기(로딩 느리면 바로가기)

 

 

[참고1] 영화 <변호인> 사이트: http://www.lawyersong.kr/

 

[참고2] <부림 사건>은 부산에서 일어난 <학림 사건>을 공안 당국이 줄여서 붙인 사건 이름이다. <학림 사건>은 1981년 군사쿠데타로 나라를 장악한 전두환 신군부가,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기 위해서 당시의 학생운동단체를 반 국가 단체로 몰아서 처벌했던 사건을 말한다. 당시의 전민학련이라는 대학생 단체가 모임을 가진 대학로 '학림다방'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 사건명의 당시 작명 유래가 많이 우습다. "경찰과 공안당국이 숲처럼 무성한 불온 학생운동 조직을 일망타진했다"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부림 사건>은 전두환 신군부 초기의 '강력한 길들이기' 의 전형적이고 저열한 사례 중의 하나이다. 사건의 내용은 1981년 9월,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불법 체포, 감금을 자행하고 고문해서 기소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당시 부산지검 공안 책임자인 최병국 검사가 지휘했으며, 노무현 대통령이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위키백과 참조).


<영화의 사전 감상 포인트>


단순히 "역사의 어느 한 사람이 이런 위인이었고 우리는 그 분을 기려야 한다"라는 한 인물에 대한 맹목적인 반추, 재조명 보다는, 좀 더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여는 준비를 하고 영화를 봤으면 합니다. 이 영화의 부림사건이라는 배경을 통해서, 귀 막히고 눈 가려진 오늘날의 우리 이웃들에게, 지금 이 순간, 이 정부의 체제하에서도 공안 탄압과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국정원이 자행한 것으로 심하게 의심되는 <탈북자 남매간첩 조작사건>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뉴스타파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시기 바람). 이 영화로, 우리에게 시대를 바라 보는 좀 더 진지한 눈이 떠 지게 하는, 청량한 자극제가 되기를 기원해 보는 겁니다.


물론 영화를 보면 송강호라는 명배우에 의해, 그 분의 모습을 보고 느껴서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겠지만, 뛰어난 지난 인물에 대한 감성팔이로만 끝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노무현 추모 1주기 콘서트(2010) 동영상 보기

)



[한가지 더] 다음 카페 'I Love Soccer' 에서 얻어 온 사진과 글 캡처 일부분을 공유해 봅니다. 이런 일화도 이었네요.

 

 

 

[한가지만 더] 네이버와 다음의 영화평점을 보면 평점 참여자가 엄청나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1이나 10이라는 평점을 매긴다는 것 자체도 우습다. 네이버는 무려 23,000 명이 넘는 네티즌이 평점에 참여했는데, 평점이 고작 6.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좋지만, 영향력이 비교적 큰 네이버에 평점 매겨 놓은 걸 보면 아주 가관이다.

 

올해 10월 30일까지, 소위 '일베충'과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과열 양상 댓글 놀이장이 되어 있다. 씁쓸한 대목인데, 제작 과정부터 개봉날까지 외압이나 여론 몰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흥행에 성공하여, 영화를 통해서 만이라도 좋은 메세지를 전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네이버의 <변호인> 영화 평점 섹션,

댓글 과열 양상이 심각하다. 심지어 공감/비공감에 깨알같이 찍혀 있는 숫자들...

 

 

다음 영화 평점은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다.

일반적인 관심사 정도를 어느 정도 보여 주는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댓글놀이의 영향이 어느 정도는 있었겠지만.

 

 


- Barracuda -

 

  1. 영화의 제목이 26년이 아니라 30년이 될지도 모르겠다던 우려를 뒤로하고 2012년에 개봉되었으나, 실망을 금할 길 없는 스토리라인과 졸속 마무리에 개실망. 하지만 영화를 제작하신 분들의 의도와, 치열한 노고와 열정에는 감사 드리는 바임.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이미지

Barracuda

Bryan의 MemoLog. 쉽게 익혀 보는 IT 실습과 개념원리, 코딩 세계의 얕은 맛보기들, 평범한 삶 주변의 현상 그리고 進上, 眞想, 진상들


[스포일러 주의]


애니메이션 <컬러풀>(칼라풀?)을 만나고 왔다. 2010년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출품작으로 관객상을 받은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감독인 '하라 케이이치'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시리즈를 연출한 그 분이다. 영화는, 일본의 모리 에토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1999년 산케이 아동 출판 문화상 수상)으로 한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어떤 영화를 좋아 하느냐" 라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이런 영화를 좋아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스타일리쉬한 볼거리 있는 영화(<야연>, <킬 빌>), 믿을 만한 거장의 영화(리들리 스콧, 제임스 카메론), 딱히 특별한 건 없지만 어느 한 가지 특이한 소재나 포인트에 관심 가는 영화(<인 타임>, <식스 센스>, <아바타>), 마지막으로 이 영화처럼 내 지나온 삶이나 주변을 얼핏 돌아보게 하는, 크건 작건 공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


위의 여러 가지를 동시에 느끼게 해 주는 영화들이 물론 좋지만, 블록버스터급이나 화끈한 볼거리 풍부한 것이 아니어도, 영화가 끝나고 나서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진정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레인 오버 미>, <렛미인>, <컬러풀>).



관심 가는 영화를 볼 때는 포스터도 보지 않고(특히 관심 끌기식 저열한 홍보 문구들), 사전 지식을 최소한으로 한 채 궁금증을 가지고 보려고 노력하는데, 이 영화도 그런 식으로 보게 되었다.



아주 단순한 전개의 작은 판타지


주인공의 이름 '마코토'는 한자로 誠, 일본어로 'まこと' 라고 쓴다. 진심, 정성, 정말로 ... 이런 뜻이다. 시작하는 첫 머리에서 보이는 배경과 사람들이 흐릿한 것이 뭔가 느낌이 좀 온다. 죽어서 영혼들이 모이는 곳.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마지막 결말까지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아마도 어느 정도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대충은 ...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 자막 올라갈 때 까지 단 한 번의 반전(그 마저도 혹시... 하던 그 것)을 빼고는 거의 단순하게 일직선을 달리는 스토리 텔링이다. 단 하나의 짧은 문장으로 영화의 메시지를 표현할 수도 있다. "죽지마!"


혹시나, 그럴듯한 볼거리나 아주 진한 감동을 기대하고 영화를 보았다면 적잖이 실망하게 될 지도 모른다. 더구나 애니 치고는 러닝타임이 조금 긴 편이지만, 빠져 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될 것이다.



마음을 데워주는 정성과 섬세함


왕따와 이지메, 부모형제와의 갈등과 실망, 가족간 대화의 단절, 현실의 즐거움에 타협하는 원조교제, 성적 비관, 진로/진학 문제, 여러 가지 일탈(불륜과 자살 또는 자살충동)은 일본의 모습이자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밋밋하고 어색한 가족 식사


어쨌든, 실낱 같은 삶의 희망이나 의미라도 찾으려는 작은 몸부림은, 32 등이 31등 짜리에게서 배우는 사소한 교훈에서부터 시작된다.


처음으로 친구가 생긴다. 처음으로...


시종일관, 영화는 '세상은 그래도 살아갈만 한 것임'을 느끼게 해 주려고 끈질기게 애쓴다. 그런데 그 노력이 겉돌지 않고,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고 직관적이다. 색깔로, 풍경으로, 조연 캐릭터의 표정으로, 작품 속 작품(그림)으로 느끼게 해주며, 엮여진 갈등을 하나 하나 차근 차근 풀어 헤쳐 가면서 말이다.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극단적으로 섬세하게 묘사한다. 학교 운동장의 깨알 같은 움직임들...


마치 활활 타올라서 금새 뜨거워지는 보일러가 아니라, 우리 전통 아궁이처럼 서서히 데워져서 방 전체가 결국은 따뜻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금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의 정성과 연출 기법이, 그리고 그런 애니매이션을 아끼고 사랑해 주는 일본의 그 풍토가 부러워진다. 우리도, 언젠가는 이룰 수 있겠지, 언젠가는.


자세히 보면 배경의 하늘에 덮힌 구름들이 아주 서서히 움직인다. 마치 실제와 같이.


[사족] 2010년이면 아청법(아동청소년성보호법)의 엉터리 개정/발효 전이어서 별 무리 없이 수입 상영이 가능했던 것 같다. 올해 여름(2013.8월쯤) 이후였다면 어림도 없다(미성년 원조교제 내용이 잠깐 나오지만 15관람가).


[사족] 하나 더. 2000년초에 출시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컬러풀, カラフル)이 하나 더 있다. 물론, 내용은 코미디로 전혀 다르다.



채점(채점 기준: 5-쩐다, 4-괜찮다 3-참을만하다 2-별로다 1-개망작).


스토리 - 4, 다소 밋밋하게 흘러가지만 딱 한 가지 약간 찌릿한 반전 하나.

연기 - 4

비주얼 - 5

감동 - 4, 잔잔한 감동까지~

연출 - 5, 애니메이션 하나에 이렇게 섬세한 터치를 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한 듯


총점 22/25, 100점 만점에 88점.




컬러풀 (2012)

Colorful 
7.5
감독
하라 케이이치
출연
토미자와 카자토, 미야자키 아오이, 미나미 아키나, 아소 쿠미코, 타카하시 카츠미
정보
애니메이션, 드라마, 판타지 | 일본 | 126 분 | 2012-05-10
글쓴이 평점  




- Barracuda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이미지

Barracuda

Bryan의 MemoLog. 쉽게 익혀 보는 IT 실습과 개념원리, 코딩 세계의 얕은 맛보기들, 평범한 삶 주변의 현상 그리고 進上, 眞想, 진상들

 

[스포일러 주의]


진정한 팩션 - 사실에 기반한 각색

 

영화 <관상>은, 본 블로그 리뷰에서 다루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되도록이면 곰삭은 영화들을 들춰내서 '이랬었지' 라는 느낌으로 쓰기 위해 Movie 카테고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비교적 최근 영화를 들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니라, 최근 역사 왜곡의 첨단을 걷고 있는 드라마 <기황후>와 너무도 대비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소위 팩션(Faction) 이라는 미명하에, 소속된 나라의 어떤 후세가 보아도, 개인의 감정이나 탐욕에 의해 자신만의 길을 탐하는 악의 축에 속할 인물이, 지나치게 아름답게 그려지는 일은 앞으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의 재조명이나 복원이라는 거창한 수식을 빌어, 영화, 드라마의 상업성이나 시청률에 지나치게 현혹되는 모습이 보기에 불편하기 때문이다. 기황후에 관련된 역사적 사실은 링크 ☞참조 를 하면 되시겠다.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의 조화

 

영화 <관상>이 팩션의 모범 답안이라는 생각이 드는 첫 번째 부분은, 바로 실존 등장 인물과 역사적 배경의 줄거리가 가상의 등장 인물들의 역할과 함께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있다는 것. 그래서 보는 이가 거부감 없이 스토리 전개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런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의 기획과 연출력이 돋보인다.

 

 

극중 실존 인물들인 '문종, 김종서, 수양대군, 한명회', 실제로 발생했던 '계유정난', 그리고 가상의 인물들인 '김내경, 그의 아들인 진형, 진형의 외삼촌인 팽헌, 기녀인 연홍' 등이다. 이 인물들이 배경 줄거리의 전체 역사적 틀을 유지하면서도 절묘하게 서로 작용하고, 결말을 향해 부드럽게 이어진다.

 

역사적 가상 인물이 후세의 관객 입장에서 논평하다

 

결국 역사상의 주요인물들은 본래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연기하지만 아무도 내레이션을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있는 그대로 역사상의 배역에만 충실하게 수행하고, 가상의 인물들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해석한다.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보았다" 는 등의 어려운 말들은 제쳐 놓고라도,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들춰 내어 후세의 사람들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도록,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시점의 설정 기법. 참 영민하고 똘똘한 제작진의 기획력이 아닌가?

 

'황표정사'를 이용한 디테일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잘 된' 부분들이 있지만 나중에 생각이 나면 댓글로 다시 적기로 하고, 아주 깨알 같은 팩션의 디테일이 한가지 있다. 바로 '황표정사' 에 대한 이야기.

 

영화 <관상>은 이미 많이 알려진 '계유정난' 이 발생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

태정태세문단세...
조종종종종종조

-----------------


조선초기의 왕 계보를 보면, 영화에 나오는 김종서는 태종 재위 시절인 1405년에 16세로 문과에 급제하고, 세종(재위 1397~1450) 시절에 등용되어 세종실록, 고려사절요의 편찬을 주관한 대표적인 조선 초기의 문신(文臣)[각주:1]이었다. 

 

선대인 세종대왕때의 충신으로 인정 받던 좌의정 김종서를 포함한 의정부(영의정 황보인, 우의정 정분)가, 단종 즉위 후에 왕을 보필하고자 만든 '황표정사' 라는 인재등용 방식이 있었다. 바로 이 부분이 실제적인 기록에 근거하여 역사적 의미를 그대로 지니면서도(Fact), 극의 전환점에 중요한 작용을 하도록 각색한(Fiction) 전형적인 모습이다.

 

 

극중에서는, 등용할 관리의 명부에 '황표'가 찍힌 대상자가 바로 부녀자 겁탈을 자행하던 탐관오리임(진형이 상경하여 과거에 급제하기 전에 그 장면을 목격)을 알게 되는 장면에서 사건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역사적 디테일과 장면 전환의 연결 고리가 절묘하게 딱 맞아 떨어지는 모습 아닌가?


반정의 빌미가 되다


역사적으로 따지고 보면, 황표정사는 김종서가 속한 의정부가 수양대군의 사람을 제외시키고자 관리 추천(천거 대상)자 명부에 노란 표식을 남기면, 판단력이 없는 어린 왕은 이를 형식적으로 승인만 행하면 되는 일시적인 제도로 보인다.


그러나 전제군주국가의 입장에서 부정적 시각으로 보면, 황표정사라는 것 때문에 왕권이 약화되고 신권에 의해 주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게 되는 중대한 결격사유의 요건으로 비쳐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이라는 쿠데타[각주:2]를 일으키는 빌미를 제공해 주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영화에 대해 극찬을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팩션을 아주 잘 구사하고 표현하였다는 점에서는 칭찬할 만 하다는 것이다. 


영상미와 어울리는 캐스팅과 연기력


몇 가지 더 잘 된 부분들을 꼽으라면, 자연과 사람을 표현하는 영상미, 장면을 묘사하는데 있어서의 세련된 구도와 조명도 칭찬할 만 하다 하겠다. 등장 인물들도, 출연이 거듭될수록 역할에 잘 융화되고 성숙미가 더해 가는 이정재, 늙은 호랑이를 연상케 하는 노련한 백윤식(김종서의 별호가 大虎임), 납득이로 두각을 나타낸 조정석의 감초 같은 연기력 등도 잘 어울린다.

 

 

내경이 한명회[각주:3]를 보고 목이 잘릴 상이라고 했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살아 있을 때가 아닌, 연산군 때의 갑자사화에서 부관참시(무덤을 파헤쳐서 목을 자름)를 당하는 것을 시나리오에서 묘하게 엮은 부분도 깨알 같다.

 

옥의 티 일까, 이해력 부족인가...

 

아쉬운 부분이라면, 아버지의 결심을 가능케 하는 등의 국면 전환이나 장면의 핵심 인물인 진형(이종석)의 모습이,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어딘가 위화감을 주는 기럭지, 몸놀림과 대사의 어투 등 '잘 어울리지 않는다' 라는 느낌이었다(너무 현대적인 이미지라는 의견도 있음).

 


특히 좀 작위적이었던 부분이기는 했지만, 과거 준비 어쩌구 하는 물음에 "운명에 체념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라는 대사. 연출자가 특별히 관객에게 메시지와 복선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하는 부분이 많았었을텐데, 왠지 아쉽다. 죽는 연기에서 비장감이 떨어지는 느낌도 있었다(살짝 울컥~ 하다가 말았던...).

 

단종역의 채상우는 연기력이 아직은 약하다(99년생) . 적지 않은 비중의 역할이기는 하나, 주요 인물의 연기를 받쳐준다는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개성이 덜하도록 연출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저자거리 장터에서 탈을 뒤집어 쓴 무리와 한명회의 꾐에 빠져 김내경이 납치되는 장면에서, 김내경이 패닉에 빠져 한명회를 붙잡으려 다가서는 장면도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부분이다. 싸움도 잘 못하고 완력도 없는 아저씨가 왜 그랬을까?

 

한 가지 더 말하자면, 극의 처음과 끝에 한명회 역으로 나온 할아버지 배우(우상전)과 극 도중의 젊은 시절 한명회 역으로 나온 배우(김의성)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 원로 배우의 배려 차원이었을지, 특수효과 분장 기술의 한계(라고는 생각지 않음)였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극의 자연스러움을 더 중요시 했다면 한 배우로 밀어 붙여 봄직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극중 한명회의 목이 한쪽으로 삐뚤어진 것으로 그려지는데(픽션인듯), 그 방향이 왼쪽, 오른쪽으로 자꾸 바뀐다. 결국 노년기의 모습에서는 추나요법으로 나아 진건지 정상인의 모습이다.

 

 

영화 비전문가이기에, 칭찬도 비판도 참 가볍다. 보는 이의 너그러운 이해를 바란다.

 

채점 들어간다(채점 기준: 5-쩐다, 4-괜찮다 3-참을만하다 2-별로다 1-개망작).

 

스토리 - 4

연기 - 4, 5프로 안타까운 이종석

비주얼 - 5

감동 - 3, 후반부로 가면서 약간 처지는 느낌.

연출 - 5

 

총점 21/25, 100점 만점에 84점.

 

[사족] 하나 더.

여태 그래 왔듯이, 대략적인 줄거리 위주로 세세하게 표현해서 글의 줄 수를 늘이는 수고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스포일링이란 것이 디테일을 남발하다 보면 무감각하게 계속 자행될 수 밖에 없는 속성이 있는지라, 결정적인 부분은 가리거나 슬쩍 건드리고만 지나갈 예정이다. 어쩔 수 없이 볼 여건이 안되는 분들이 나중에 보실 일도 있을테니 말이다.

 

<다음리뷰>


관상 (2013)

The Face Reader 
7.8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정보
시대극 | 한국 | 139 분 | 2013-09-11
글쓴이 평점  

 

- Barracuda -

 


  1. 함길도 관찰사 시절, 여진족을 격퇴하고 육진을 개척하며 두만강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확립하는 등의 성과를 올린 인물(함길도병마도절제사 겸직)으로, 아마도 이 부분 때문에 많은 이들이 무신(武臣)으로 잘 못 알고 있는 듯하다. [본문으로]
  2. 쿠데타가 성공하면 반정, 실패하면 역모에서 그친다. 여러 자료들을 조사를 해 보면,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상 기록된 사건명 자체가, 가까운 후대의 기록관(선대 왕의 후손) 입장으로 볼 때, 역모가 아닌 잘못될 것을 미리 알고 바로 잡았다는 긍정적 해석이 가미된 것이다. 즉, 얼핏 세조반정으로 써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찬탈 옹호자 입장에서의 역사 기록인 것이다. 참고로 조선시대 역사상, ~의 난, ~반정, ~정사, ~의모반, ~민란, ~정변 과 같은 표현들은 있으나 ~정난이라고 쓰인 사례는 계유정난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본문으로]
  3. 실제로 수양대군의 심복이었으며, 권력 찬탈의 전체적인 계획과 살생부를 만드는 등 참모역할을 하였다. 세조 이후 예종에게 정실 딸인 삼녀를, 성종에게 사녀를 출가시켜 권력의 핵심을 거머쥐었다. 말년을 편하게 보내고자 한강 변에 아호를 딴 압구정이라는 정자를 지었고, 서울의 압구정동이 여기서 유래된 지명이다.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이미지

Barracuda

Bryan의 MemoLog. 쉽게 익혀 보는 IT 실습과 개념원리, 코딩 세계의 얕은 맛보기들, 평범한 삶 주변의 현상 그리고 進上, 眞想, 진상들

 

[스포일러 주의]


<인 타임(In Time)>. 시간이 돈이라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좋은 주제의 영화이다. 이미, 그런 독창적인 시각은 <가타카(1997)>, <트루먼쇼(1998)>, <터미널(2004)> 을 만든 앤드루 니콜(Andrew M. Niccol) 감독의 작품이라는 데서 감지할 수 있다.


시간이 돈이라는 이 재미있는 개념은, 최근 세계인의 관심사인 비트코인의 나쁜 활용 모습의 상상과도 살짝 연결된다. 정해진 양의 돈을 상위의 극소수만 움켜쥐고 권력의 도구로 사용하는 뒤틀린 현실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세상은 그리 부정적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지만...

 

 

 

오! 느낌 좋은데?

 

대다수 관객이 그렇게 느꼈을 것 같다. 보통 사람의 일반적 감정, 즉 참신한 소재의 선택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설정에서 오는 감동이다. 기존의 세상에서의 돈의 역할 모두를 시간으로 변환 했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디테일 부분은 칭찬할 만 하다.

 

초반 설정도 아주 그럴 듯 하다. 채내에 시계를 차고 태어나서 25세가 되는 날까지는 시간의 부족함이 없어서 살다가, 25세가 되는 날 시계가 활성화되어서 1년 동안 살 시간만 주어지는 급박한 생존의 전쟁이 시작되는 삶. 부모로서 자식을 먹이고 키우기 위해서 시간을 넉넉하게 벌지 않으면, 시계가 켜진 1년 만에 자식을 죽게 할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 버스 타는 데 2시간, 커피 한잔에 5분 ... 이런식.

 

신기하다. 하지만 제작진의 모든 연출력을 이 팔뚝 시계를 보여 주는데 다 쓴 것 같다.

 

그럴 듯한 상상력알 수 없는 손에 의해 움직이는 경제시스템 그리고 가진 자의 야욕에 대한 풍자, 역동적인 연출의 절정은 주인공 윌과 어머니 레이첼과의 저녁 해후 장면이 절정이다(영화 시작하고 20분 정도). 살라스는 어머니의 시간이 다 되었음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그녀를 살리기 위해 전력으로 달리지만, 결국 어머니는 마지막 단 몇초의 시간이 없어서 결국 죽고 만다.

 

 

억지, 이건 억지야!

 

여기서 헛점 하나. 버스로 집까지 가는데 2시간을 지불해야 한다. 어머니가 가진 시간은 1시간 30분. 여기까지는 좋다. 하필 오늘, 1시간이던 버스 요금이 2시간으로 인상되었다는 말과 함께, 봐달라는 어머니의 하소연에도 운전 기사는 규정을 내새우며 거절한다. 결국 기사가 하는 말은 "You'd better run...". 자 이제 윌의 어머니는 열심히 뛰기 시작한다. 헌데...

 

걸어서 2시간 거리를, 뛰어서 1시간 30분만에 도착 못한다는 계산은 말도 안된다. 사람이 걷는 속도는 보통 빠르기로 걸을 때 시속 4 Km 정도니까 집까지 거리는 대략 8 Km 정도가 된다. 죽지 않을려면 나름 열심히 뛰었을텐데, 일반인이 달리는 속도가 15 Km, 여자니까 속도를 좀 늦추고 조금씩 걷는다고 쳐도, 한시간이면 10 Km는 족히 갈 수 있다는 계산인데도 말이다. 

 

어쨌든, 일말의 감동과 역동성은 정확히 이 부분까지 인듯 하다. 이제부터 영화의 연출은 감독 본인이 때려치고 다른 사람이 대신 한 느낌이 들 정도다. 마치, 이름 있는 만화가의 작품이 횟수를 거듭하다가, 중반 이후로 가면서 묘하게 그림체의 질이 떨어지고 왠지 문하생이 힘들게 따라 그린 것을 보는 듯한 그런 배신감 같은 거 말이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장면들. 생존에 바쁠 텐데, 길에서 얼쩡거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

 

용두사미 식의 허술함과 몰 개연성

 

전반적으로, 영화 곳곳에 수긍이 가지 않는, 개연성이 너무 떨어지는 장면이 이후부터 계속 속출하기 시작한다.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시대여서 유전자 조작까지도 가능해서 채내에 타이머까지 심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스마트폰이란 것이 없는지? 이 부분은 아마도 경제와 기술 모두를 통제하는 상류층에서 핸드폰이란 존재를 아예 없애 버려서 대중들의 소통을 막았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정작 상류층의 사람들도 휴대폰을 가진 장면은 본 적이 없다. 쓰지 않기로 약속을 한 걸까? 통신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첨단 기술의 시대라...

 

실비아 역(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여주인공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특히 살기 위해 살라스에게 죽을 힘을 다해 달려가는 그 순간까지도 그 굽 높은 킬힐을 벗지 않고 정말 잘도 달린다. 가히 역대급 유연성과 균형감각에 제품의 튼튼함까지 더했다.

 

윌의 어머니가 죽는 상황과 대비되는 장면. 실비아는 저 킬힐을 신고 종횡무진.

 

첨단을 달리는 시대에, 중요한 시간 금고를 지키는 은행들의 경비시스템과 사설 경호원들의 허술한 동작, 액션도 허접하기 그지 없었다. 단 하나 눈에 띄는 액션은 시간 강도인 포티스(알렉스 페티퍼)와 시간 따먹기를 하면서 한 손으로 주변의 가드들을 보지도 않고 총질해서 죽이는 장면 정도. 결국 액션에는 신경을 안쓰겠다라고 작정한 영화다.

 

 

결말이 궁금해서 참고 보는 불편함

 

이후로는 윌과 실비아는 계속 도망 다니면서 귀고리 팔고 시간 은행 털고, 시간 뺏기고 또 살려고 강도질하면서 마구잡이로 싸돌아다니다가, 결국 갑자기 생겨난 로빈 훗 같은 정의감으로 세상을 구원하는 역할을 하는 듯 하면서 영화는 점점 스피드도 떨어지고 산만하기 그지 없는 어거지의 극을 달리다가, 총 한자루씩 달랑 들고 은행을 털러 다니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끝난다.

 

 

더 이야기 할 것이 없다.

 

여담이라면 엑스트라를 포함한 영화 배우들의 캐스팅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25세 정도를 넘어서게 보이는 사람은 뽑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초반에 100년 넘는 시간을 윌에게 주고 자살하는 해밀턴(매튜 보머)은 30은 넘어 보이던데...

 

매튜 보머는 77년생. 당시 미국 나이로 35세 쯤.

 

나름 교훈을 얻다. 내 시간이 아까웠던 건지도...

 

어쨌든 앞에서 말했던 신선한 주제에서 오는 감동과 메시지 정도만 느꼈어도 충분히 이 영화는 제목 값은 하는 영화다. 시간은 소중하고, 아껴서 잘 쓰지 않으면 목숨과 바꿔야 될 수도 있다. 내 시간이 소중한 만큼 남의 시간도 소중하다. 이 정도.

 

 

채점 들어가자(채점 기준: 5-쩐다, 4-괜찮다 3-참을만하다 2-별로다 1-개망작임).

 

스토리 - 3점. 초반 설정이나 전체적인 전개만 그럴싸.

연기 - 2점. 윌 역을 맡은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나름 열심이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볼수록 묘한 매력.

비주얼 - 1점. 액션이나 스펙터클 등 별 거 없음.

감동 - 2점. 소재의 선택과 상황 설정의 신선함 때문.

연출 -1점. 상황 연출에 위화감이 너무 많고 디테일이 약하다. 단역들의 연기는 오로지 연출력인데, 많이 안스럽다.

 

남여주인공 좋아하면 추천. 영화 보면서 아, 시간을 소중한 것이여 라고 느낄 수 있는 일말의 교훈은 줄 수 있는 영화. 자본론, 경제론이나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아그들에게 일깨워 줄 때는 쓸만한 주제가 될 수 있음.

 

총점 9/25 즉, 100점 만점에 36점.

 

<다음리뷰>


인 타임 (2011)

In Time 
7.3
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킬리언 머피, 샤일로 우스트월드, 조니 갈렉키
정보
SF, 액션, 스릴러 | 미국 | 109 분 | 2011-10-27
글쓴이 평점  

 

 

- Barracuda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이미지

Barracuda

Bryan의 MemoLog. 쉽게 익혀 보는 IT 실습과 개념원리, 코딩 세계의 얕은 맛보기들, 평범한 삶 주변의 현상 그리고 進上, 眞想, 진상들

 

[스포일러 주의]


바라쿠다의 영화 반쪽 리뷰, 그 두 번째. 울버린이다. 원 줄거리인 엑스멘의 스핀오프격의 영화다. 주 활동 무대가 일본이고, 닌자도 나온다. 헐리우드에서 동양을 무대로 다룰 때 보이는 그 이상한 동양 정신에 대한 오해와 착각은 여전하다. 서두부터 미안하지만 초중반의 열차 지붕에서 펼쳐지는 몇 분간의 스피디한 액션(이거 티저화면이나 광고에서 주로 보여준다) 외에는 볼 게 없다.

 

 

 

감  독: 제임스 맨골드(James Mangold)

출연진: 휴 잭맨(Hugh Jackman), 사나다 히로유키, 오카모토 타오, 후쿠시마 릴라, 윌 윤 리, 스베트라나 코드첸코바, 야마노우치 할, 팜케 얀센

 

여자분들 휴잭맨 참 좋아 한다. 머리 스타일부터 동물스럽고, 온 몸이나 얼굴도 야수 같은 남성미가 압권인 배우고, 연기력도 좋다. 그런데 와이프는 자꾸 휴맨잭이라고 부른다. ㅎㅎ. 영화 개봉할 떄 한국을 많이 의식했는지 잠시 방문한 거 같다. 이 사람 좋아하면 꼭 보는 게 좋다. 영화 끝 날 때까지 씬마다 빠짐 없이 나온다(주인공이어서 그런가? ㅋ)

 

스토리 면이나 연출면에서 보면 영화를 졸다가 만들었는지, 약간의 통찰력만 있다면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굴비 엮듯이 줄줄이다. 바이퍼나 유키오의 발연기(미래를 보는거냐 마는거냐 ㅋㅋ)도 그렇고, 하라다(마리코의 옛애인역의 닌자, 한국계라는 설이 있음)의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헷갈리는 노선 변경, 소리지르면서 호들갑스럽게 싸우는 이상한 닌자들... 얼기 설기, 이건 뭐 미친 년 널뛰기하듯 이란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린다.

 

영화 말미에 엔딩 비슷하게 자막이 올라가다가 갑자기 새로운 영화 시작 같은 장면이 젼개 된다. 2년 후 어쩌고 하면서. 이 장면을 봤을 때, 감독이 뭔가 예견한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버린을 독립시켜 보려고 일본을 배경으로 닌자와 야쿠자를 동원하고, 아다만티움 질감을 보여 주는 멋진 CG 도 찍고 참 많이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했다. 결론은 울버린의 독립은 실패했던것 같고, 다음에 엑스멘 원래 스타일로 돌아가서 잘 찍어 볼테니, 이번에는 그냥 애교로 봐 달라. 뭐 이런 거 아니었을까? 


이런 본인의 소감과는 별개로 미국 현지의 흥행은 성공적이었다고 전해진다. 결국, 돈을 벌기 위한 영화였으니까.

 

 

채점 들어간다(채점 기준: 5-쩐다, 4-괜찮다 3-참을만하다 2-별로다 1-개망작임)

 

스토리 - 1 줍니다. 한마디로 개x망

연기 - 2 줍니다. 휴잭맨 슬랩스틱 연기때문에 그나마 준 점수.

비주얼 - 2 줍니다. 열차 지붕 장면 때문임.

감동 - 1점. 바랄걸 바래야지.

연출 - 2점. 이것도 잘 준거임.

 

너무 초반의 전작 인기에 의지하고 있다. 돈 많이 벌어서 눈 앞이 너무 흐려진거 아닌가?

 

총점 8/25 즉, 100점 만점에 32점.

 

<다음리뷰>


더 울버린 (2013)

The Wolverine 
5.2
감독
제임스 맨골드
출연
휴 잭맨, 오카모토 타오, 후쿠시마 릴라, 사나다 히로유키, 스베틀라나 코드첸코바
정보
액션, SF | 미국 | 129 분 | 2013-07-25
글쓴이 평점  

 

 

- Barracuda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이미지

Barracuda

Bryan의 MemoLog. 쉽게 익혀 보는 IT 실습과 개념원리, 코딩 세계의 얕은 맛보기들, 평범한 삶 주변의 현상 그리고 進上, 眞想, 진상들

 

[스포일러 주의]


제목의 [내비둬 반쪽 리뷰] 꼬리글은 '나만의 시각으로 내맘대로 반쪽만 리뷰할테니 나머지는 독자가 판단하시라' 라는 뜻이다. 즉, 모든 사람들은 1개 또는 2개의 눈으로 사물을 보지만, 영화를 볼 때는 로 마음의 눈, 3차원 공간의 눈, 4차원의 시간적 눈이나 후각, 거기에 착각까지 더해진 제 3, 4, 5의 눈까지 '지들 마음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본인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참고 끝까지 읽으시면 된다.

 

짧게 말하면, 너무 생각이 다르면 쿨하게 지나쳐 주시면 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영화라는 얘기는 최소한 뭔가 확~ 하고 짜릿하지는 않더라도, '찌릿' 한 느낌 내지는 아주 소소한 볼만한 꺼리나 의미가 있는 것일테니, 한 번 쯤 눈길을 돌려봐도 좋을 듯 싶다. 

 

대충의 줄거리나 출연자 같은 일반적인 정보를 찾으신다면 여기 말고 구글링해서 다른 영화 블로그나 씨네21 같은 사이트에 가서 보는 것이 훨 나을것 같다. 영화를 본 소감을 얘기하다 보면 약간의 스포일러도 포함될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하지만 ... 극장 앞에서 "☜ 쟤가 진범이야!" ... 이런 짓은 안할거니까 안심 하시라.

 

 

자, 첫 번째 다룰 영화는 그 이름도 유명한 롤러코스터. 배우, 화가를 넘어 다재와 다능으로 돋보이고 있는 대세남 하정우가 감독한 영화다. 본인이 얘기한 대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기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라는 개념에 딱 들어 맞기는 하다.

 

감  독: 하정우

출연진: 정경호, 한성천, 김재화, 최규환, 김기천, 김병옥, 강신철, 고성희

까메오: 김성수, 마동석, 오달수, 강성범

 

순전히 내 예상이지만, 영화를 만드는 내내, 감동이나 스타일 또는 액션에 대한 집착 없이, 오로지 웃음을 주는 것에만 집중한 거 같다. 그 점은 상당히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웃음에도 여러가지 코드가 있는데, 주위 사람 의식하지 않고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와하하~, 깔깔깔~' 같은 웃음이 아니라, '낄낄' 내지는 'ㅋㅋ' 정도의 웃음 밖에 안나온 것은 좀 유감이다. 나만 쓰레기야? --;;

 

출연진 연기 좋고, 대사 발음도 명료하게 잘 들려서 고맙다. 심지어 정경호가 꼬맹이한테 욕지꺼리 신공을 날릴 때도 아주 선명하고 찰지게 귀에 때려 박히더라. 아마도 출연진이 골고루 대본 리딩을 열심히 하고 연습을 많이 해서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여전히, 승무원들의 잘 알아 들을 수 없는 빠른 사적인 대화들이 보는 이를 거슬리게 한다.

 

어떤 한국 영화는 어지간히 신경 쓰지 않으면 배우가 뭔 말을 하는지 잘 못 알아 들을 때가 종종 있다. 이게 영화 보다 보면 치명적으로 나쁘게 작동해서 옆 사람에게 '뭐라고?' 라고 묻는 순간 다음 중요한 대사를 또 못듣게 되는...ㅠㅠ. 이런 한국 영화는 자막을 기본으로 깔고 가는 방법은 어떨까?

 

그런데 말이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묘하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상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그 절박한 순간(광고나 예고 편에 나오지? 우리 비행기 곧 추락합니다... 어쩌구)의 진지한 뉘우침의 마음들이, 예상 했겠지만,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고 나서 원래대로의 일상으로 돌아가자, 원래의 네가지 없는 속물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 주는 인간들의 단면이 보여지게 된다(롤러코스터를 타기 전의 나쁜 놈이, 롤러코스터 탄 이후에 착한 놈이 되지는 않는다는 영화의 메세지).

 

착륙 전, 유순해진 마준규

 

착륙 후, 개진상 마준규

 

그런 영화의 메세지와,  영화 보기 이전의 우중충한 기분에서 영화 보면서 낄낄거린 뒤에, 영화가 끝나고 다시 우중충한 기분으로 돌아가는 찜찜한 상황이 묘하게 맞 닿아 있는 도돌이표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진정한 오마쥬란 이런 것인가?

 

다 포기하고, 시원하게 웃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뒤로 갈 수록 롤러코스터를 타고 난 뒤, 플랫폼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평지에서의 허탈함 같은 느낌이 영화 후반의 밋밋함으로 다가 오는 것도 연출이나 각본의 한계는 아닐지.

 

 

자, 제 점수는요(채점 기준: 5-쩐다, 4-괜찮다 3-참을만하다 2-별로다 1-개망작임)

 

스토리 - 3 줍니다. 실제 체험을 모티브로 했고, 영화의 최종 메세지도 괜찮음

연기 - 4 줍니다. 이유는 위에.

비주얼 - 2 줍니다. 눈이 즐거운 부분 없음.

감동 - 3점. 낄낄거리긴 했음. 

연출 - 3점. 평이합니다.

 

총점 14/25 즉, 100점 만점에 56점.

 

감독이 당대의 대세남 하정우이고, 출연 배우들이 어떤 느낌을 줄까 궁금하면 필히 보셔야 하고, 눈이 즐거운 또는 큰 감동이나 대단한 뭔가를 기대한다면 실망 가능성이 다소 높음.

 

<다음리뷰>


롤러코스터 (2013)

Fasten Your Seatbelt 
5.9
감독
하정우
출연
정경호, 김기천, 김병옥, 최규환, 손화령
정보
코미디 | 한국 | 93 분 | 2013-10-17
글쓴이 평점  

 

- Barracuda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블로그 이미지

Barracuda

Bryan의 MemoLog. 쉽게 익혀 보는 IT 실습과 개념원리, 코딩 세계의 얕은 맛보기들, 평범한 삶 주변의 현상 그리고 進上, 眞想, 진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