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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봉사활동의 실상

 

출퇴근 시간, 바쁜 발걸음을 옮기며 전철 역에 들어서면,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 남녀 학생들이 역사 내 곳곳에 눈에 띈다. 뭔가 우리 주변에 도움을 주려는 것 처럼 서 있는 듯 하다. 청소년 봉사활동을 하려고 나온 학생들이다. 그런데 어느 노인 분이 개찰구에서 들어가시지 못하고 당황하고 계셔서, 마침 봉사활동 학생이 있으니 도움을 주겠지 싶어 학생 쪽을 쳐다 보았다.

 

 

노인 분이 "학생, 이거 왜 안되지? 어떻게 하면 돼?" 라고 하자,

봉사활동 학생이 하는 말, "어 이거 ... 모르겠는데요? 어떡하지..."

 

보다 답답해서 역무원에게 안내해 드리고 출근을 서두른다.

 

가만히 둘러 보니, 매표기 주변 양쪽으로 영혼이 빠져 나간 듯 멍~ 하니 서 있는 아이들, 계단 내려오는 근처에는 2명의 여학생들이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이야기 꽃을 피우며 시간을 때우고 있다.

 

원래 이게 아닐텐데...

 

비단 전철역사에서 진행되는 청소년 봉사활동만 이런 것은 아닐 것이다. 청소년 봉사활동은, 전철역 주변 일손 돕기, 양로원 위문이나 헌혈, 어린이 교육 같은 재능 봉사 등의 여러 가지 분야에서 청소년들의 작은 노력과 봉사로로 새로운 체험이나 남을 돕는 습관을 기르는 좋은 의도의 제도임이 분명하다.

 

주간교육신문의 통계에도 나와 있지만 시행 초기(2002년)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서' 에 가장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에 들어서는 '봉사점수 취득'이 36.4%, 나머지 '새로운 체험' 23%,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서' 21% 로 나타났다. 총 209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이므로 표본 수가 적어 일반화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내가 보기에는 그 보다 더 점수따기 쪽 비율이 훨씬 높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실상을 보면 의무적으로 도장 받아가기 내지는 점수 챙기기를 위한 청소년 봉사활동이 거의 대다수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뭐든지 열심히 임하는 학생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필자도 직장에서 시행하는 단체 봉사활동으로 음성 꽃동네에 가서 예상외의 체험과 봉사의 의미를 느끼고 돌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내 주위의 아이들도 봉사활동 점수 채우기에 급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는 후다닥 나가서 시간을 죽이고 오는 것이 자연스러운걸 보면 당초 의미가 퇴색된 것은 분명하다고 본다.

 

수박 겉핧기 식의 악순환은 이제 그만

 

시행 10년을 넘어서며, 청소년 봉사활동이 겉핧기 식의 제도 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이 된 것이다. 잘 살펴 보면 일종의 악순환인 것이, 으레 눈 비비며 비실거리는 학생에게 기초 교육과 주의 사항을 알려 봐야, 뭐가 될 턱이 없으니 역무원께서도 대충 대충,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진지하게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충 대충. 역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객도 투명인간 보듯이 지나쳐가는 상황이 되어 버린 듯 하다.

 

 

청소년 봉사활동의 원래 취지를 되살리려면, 교육기관과 이용기관의 진정성을 되살리려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고, 봉사에 임하는 학생들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다시 한번 '남을 도우려는' 마음가짐으로 재무장하는 사회 전반의 노력이 따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최소한 내가 학생 봉사활동을 이용하는 역사의 역장이나 역무원이라면, 주변 쓰레기 줍기나 청소, 무거운 짐을 든 노인분을 돕는다거나 안전시설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를 찾아내는 활동을 위주로 일을 시키는 등, 참여하는 학생의 귀중한 시간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시도라도 하지 않았을까?

 

봉사활동의 적용 방식이나 범위도 확대해 보는 것이 좋겠다. 예를 들어, 가을에는 주변 길의 낙옆 쓸기, 겨울에 이면도로의 눈 치우기 같은 노력 봉사도 체계화하여 운영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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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rac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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